MBTI(성격유형 테스트) 가 유행한지도 수년째. 기업들도 각종 진단을 활용해 직원들의 성향을 고려한 인사를 하기 위해 고심 중입니다. KB금융은 올해 금융권 최초로 ‘버크만 진단’을 도입해 팀 빌딩(team building·조직원 간 소통을 통해 효율을 높이는 조직 개발 기법)에 활용했습니다. 내년에는 그룹 내 계열사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버크만 진단이란 1951년 미국의 심리학자 로저 버크만이 개발한 업무 성향 검사입니다. 성격만 검사하는 MBTI의 상위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버크만 박사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긴박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 행동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진단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근무 중 마주치게 되는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개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합한 직무나 업무 방식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KB금융은 지난 2020년 부서장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버크만 진단을 시행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팀 빌딩을 하려고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어려웠다고 합니다. 올해 본격적인 도입을 위해 2년 전 진단을 받지 않았던 직원들까지 모두 참여했고, 이를 바탕으로 ‘나는 어떤 상황에서 사기가 저하되는지’ ‘어떤 의사소통 방식으로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등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처럼 KB금융도 이미 입사 시에 인적성검사를 시행하지만, 추가로 버크만 진단을 도입했습니다. KB금융과 지원자의 적합도를 확인하는 인적성검사와 달리 버크만 진단은 근무 중인 직원들의 개별 성향을 파악하는 용도라고 합니다. 추후 진단 결과를 활용해 직원들의 특성에 맞는 인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회사보다는 개인의 삶을 중요시한다는 MZ 세대가 기업의 주축이 되어가면서 어디서나 세대 간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적성에 맞는 업무를 맡게 된다면 갈등은 줄고 효율은 높아지지 않을까요. 개인의 특성과 능력을 고려한 인사 시스템을 갖추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지속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