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발전소의 모습. 이번 겨울 따뜻한 기온과 유럽 각국의 에너지 비축 및 자급자족 노력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내려갔다. /연합뉴스

유럽이 이상고온 현상으로 ‘따뜻한 겨울’을 맞으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천연가스 인버스 ETN(상장지수증권)’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다시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레버리지 상품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인버스는 수익률이 기초자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투자 상품을 말한다. 레버리지는 기초자산 가격 등락률의 2배만큼 수익(손실)이 나는 상품이다.

지난 6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00만 BTU(영국 열량 단위)당 3.761달러로 마감해 9달러대로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8월에 비해 60% 이상 떨어졌다. 천연가스는 통상 유럽의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12월부터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됐으나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은 수익률이 반대인 ETN에는 호재였다. 지난 6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국내 상장 ETN 중 상승률 상위 15개가 모두 천연가스 곱버스(2배 인버스) ETN이었다. 상승률 1위인 ‘미래에셋 S&P -2X 천연가스 선물 ETN(H)’은 이 기간 132.32% 급등했다. 천연가스 곱버스 상품 중 가장 상승률이 낮은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도 123.08% 오르는 등 관련 곱버스 상품이 모두 2배 이상이 됐다. 반면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N은 모두 70% 이상 폭락했다.

12월 이후 천연가스 인버스 ETN 거래의 특징은 기관의 순매수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한 달간 곱버스 상품 중 거래 대금 1위인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의 경우 기관은 47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46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천연가스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기관과 개인이 정반대 매매를 하고 있다. 거래 대금이 가장 큰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의 경우 최근 한 달간 기관은 474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개인은 4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들이 12월 중순부터 인버스 상품을 팔고 레버리지로 갈아탄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고수익인 레버리지 상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날씨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등이 변수이긴 하지만, 현재 재고 수준 등을 고려하면 천연가스 가격이 재급등할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