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해양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171조개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적으로 특별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2040년에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10일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단체인 5대 환류대 연구소와 스웨덴 스톡홀름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1979~2019년 해양 폐플라스틱 데이터와, 대서양·태평양·인도양 등의 1만1777지점에서 수거한 미세 플라스틱 입자 데이터 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2019년 기준 171조개에 달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바다에 떠다니는 것으로 추정됐다. 무게로는 230만t에 달한다. 기존 연구의 추정치(9만3000~57만8000t)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이번 연구에서 표집한 미세 플라스틱은 63㎛(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부터 505㎛까지 크기가 다양했다. 연구진은 “2006년부터 해양 미세 플라스틱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이제 해상 플라스틱 오염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심각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긴급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미세 플라스틱의 바다 유입량이 2040년에는 약 2.6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폐플라스틱의 해양오염 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미생물을 이용한 분해가 부각되고 있다. 예컨대,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은 대장균을 이용해 페트병을 바닐라 향의 원료로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다.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테레프탈산(TA)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개발한 데 이어 유전자를 변형한 대장균으로 테레프탈산을 바닐린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한국화학연구원도 플라스틱을 먹이로 삼아 분해하는 미생물을 1주일 안에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프랑스 바이오 기업 카르비오는 퇴비 더미에서 발견한 미생물 효소로 페트병의 90%를 10시간 만에 분해했고, 이를 상업화하기 위해 플라스틱 분해 공장 건설에 나섰다. 현실적으로 플라스틱 생산량을 대폭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폐플라스틱 분해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