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은 국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글로벌 시장에서 신(新)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등 주요 자회사를 통해 24국에 현지 법인과 지점, 사무소 등을 갖췄다. 신흥 시장에서는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소매 영업에 집중하는 한편, 선진 시장에서는 글로벌 투자회사(IB)나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영업 기회를 찾고 있다.

작년 말 우리금융의 전체 순익 대비 글로벌 순익 비율은 15.6%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57%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순익만 1276억원 규모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모습.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 최근 5년간 순이익은 연평균 30% 이상 고성장 중이다. /우리금융 제공

◇동남아 3대 법인 위주로 고성장

2014년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합병을 시작으로 2015년 미얀마 여신전문금융사 신설, 2016년 필리핀 저축은행 웰스뱅크 인수, 2017년 베트남 현지 법인 신설, 2018년 캄보디아 WB파이낸스 인수 및 유럽 법인 설립, 2022년 캄보디아 법인 상업은행 전환 등 오랜 기간에 걸쳐 해외 영업 기반을 닦았다.

특히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 현지 영업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들 3대 법인은 최근 5년간 순이익 기준 연 평균 30%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 이들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1억800만달러로 1억달러를 돌파했다. 작년에는 1억4800만달러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전체 손익에서 3대 법인의 비율을 5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화하면 캄보디아나 베트남에 대한 추가 증자도 고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디지털 금융 선도

인도네시아에 있는 우리소다라은행은 한국계 기업뿐 아니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도 활발히 영업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소다라은행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 가장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공무원 및 군경 연금공단의 연금 지급은행으로, 연금 수급권자 대상으로 연금대출 및 공무원(신용대출) 위주로 영업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부문에 적극 투자해 올 초 우리소다라원(WON)뱅킹을 출시했다. 모바일로도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예·적금 가입, 해외 송금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편의점 출금 서비스나, QR코드 결제, 비대면 실명 확인 기능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추가해 고객 친화적 디지털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1월부터는 대출 전담 직원이 태블릿PC를 이용,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대출 상담과 한도 심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심사 시간이 줄면서 고객 만족도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최초 기업 온라인 뱅킹 도입

2017년 설립한 베트남우리은행은 소매 영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IB사업을 발굴하고 현지 기업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2017년 베트남 최초로 기업 온라인 뱅킹인 펌뱅킹 서비스와 가상계좌 서비스를 도입했다. 일반 기업체 외에도 현지 증권사, 전자결제회사 등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2021년 4월에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신규 금융 결제망 추진 사업에 외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베트남우리은행이 타행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 계좌에서 보험금 납임, 정기 이체, 카드 대금 결제를 실시간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해 7월에는 은행 방문 없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했다.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은행 계좌에 소액 이체 후 인증 값을 입력해 인증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러한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혀 카드 발급뿐 아니라 베트남 유학생 해외 송금 계좌 개설도 비대면으로 할 수 있게 했다. 향후 앱을 통한 교통, 쇼핑, 배달, 더치페이 등 각종 편의 기능을 추가할 방침이다.

베트남의 경우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현대차와 제휴해 자동차 도소매 할부 금융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등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고 있다.

◇상업은행 출범시켜 성장 발판

캄보디아 우리은행은 2014년 현지 여신전문회사를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현지 저축은행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20년에는 앞선 두 회사를 합병해 소매 영업을 확대했다.

2021년 11월에는 캄보디아 중앙은행에서 상업은행 본인가를 얻어, 기존 개인 고객 대상 여·수신뿐 아니라 기업 금융, 외환, 카드 등 은행업 전반으로 영업 범위를 넓히는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작년 1월 상업은행으로 출범한 캄보디아법인은 핵심 거점 지역에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전략 점포를 늘리는 전략을 갖고 있다. 기업 계좌 관리, 제휴·결제 시스템 연계, 급여 이체 기능 등 기업 인터넷 뱅킹도 새롭게 구축하고 있다.

작년 정보 통신 인프라를 증설해 모바일 뱅킹 접속·거래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신규 고객을 방문해 태블릿PC로 예금을 신규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