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렌딩머신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며 AI 신용평가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렌딩머신

“AI(인공지능)가 돈 빌리는 사람에게 딱 맞는 대출 금리를 찾아 줍니다. 그러다 보니 연체를 찾아 보기 힘듭니다.”

이상규(57) 렌딩머신 대표는 렌딩머신의 개인 신용대출 플랫폼인 ‘머니무브’에서 연체가 거의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머니무브는 온라인으로 대출을 받고 싶어하는 대출자와 여윳돈을 대출 채권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작년 5월 선보였다. 그런데 머니무브를 통한 대출자의 90일 이상 연체 발생률(부실률)은 현재 0%대이다. 지난 1년간 매칭된 대출액은 약 30억원이다.

이 대표는 “AI신용평가 시스템은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60만 명의 데이터를 학습해 부실률을 1% 밑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됐다”며 “대출자 신용이 좋으면 기존 금융사보다 더 낮은 대출금리를 적용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달 머니무브 대출 금리는 연 4.19~15.35%로, 평균 대출금리는 연 7.28%이다.

한편 투자자들은 대출 채권을 사들여 수익을 낸다. 여러 대출 채권에 1만원 단위로 분산 투자해 손실 위험을 낮추는 게 핵심이다. 렌딩머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간 7~9% 수익률을 가져가고 있다.

이 대표는 “경기가 불확실할 때는 다수의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다”며 “예를 들어 투자금 4000만원이 있다면 건전한 채권 하나를 사기보다는 10만원씩 400개 채권을 사는 쪽이 결과적으로 수익률이 더 좋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은 이자 마진을 남기지 않는다. 다만 대출금의 1~3%를 수수료로 받거나, 대출이 거절된 사람을 다른 금융사에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수익을 낸다.

이 대표는 “개인투자자 연계 투자 한도가 기존 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상향됐지만, 한도 자체를 없애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업계에 활기가 돌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의 창업 멤버다. 인터파크와 G마켓 대표이사를 지내고 2019년 렌딩머신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들이 장사가 잘될수록 자금이 더 필요한 반면, 대출받기가 어려워 애를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