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2차전지(배터리) 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인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4월과 5월 국내 증시에 각각 분 ‘배터리 열풍’과 ‘반도체 열풍’을 겹호재로 맞으며 주가가 뛰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이들 종목을 ‘하이브리드(혼합)’ 종목으로 부르며 추이를 주목한다.
자동화 설비 전문 기업인 코윈테크의 주가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한 달간 약 28.5%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5.9%)의 4배가 넘는 상승폭이다. 전자 소재 업체인 동진쎄미켐과 반도체 장비 업체 제이스텍의 주가도 지난 한 달 동안 각각 23.1%, 23.3% 치솟는 중이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반도체 분야를 본업으로 하면서 배터리 사업으로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윈테크는 스마트팩토리(자동화 공장) 구축에 필요한 설비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기업이다. 과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배터리 제조 자동화에 주력하고 있다. 코윈테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나 증가했다. 반도체 소재 업체였던 동진쎄미켐 역시 최근 배터리 내부의 전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소재 생산에 나섰다. 동진쎄미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 늘었다. 제이스텍은 배터리 부품을 일정한 크기로 절단하는 설비를 개발 중이다.
다만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급등 종목들은 주가 오름세가 꺾이거나 하락 전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14일엔 미국 정부가 중국 배터리 회사의 미국 내 공장 설립을 허가했다는 소식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 악재로 전해지며 ‘하이브리드’ 종목들도 1~4% 정도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