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로이터 뉴스1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AI 모델 학습과 챗봇의 답변에 뉴스 콘텐츠를 쓰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기로 했다.

13일(현지 시각) 오픈AI는 다국적 미디어 그룹 악셀 스프링어(Axel Springer)와 뉴스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악셀 스프링어는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드, 독일 일간지 빌트 등을 소유한 거대 미디어 그룹이다. 두 회사는 구체적인 사용료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악셀 스프링어가 매년 수천만 유로(수백억 원)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AI가 글로벌 미디어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디어 그룹과 AI 운영사 관계의 중대 변곡점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계약으로 오픈AI는 챗GPT 답변에 언론사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의 질문에 기사 요약을 답변으로 제공하고 기사 링크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기사는 게재와 동시에 챗GPT에 적용된다. 오픈AI는 최신 뉴스 콘텐츠로 챗봇 기능을 보완하면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고, 언론사는 사용료를 받는 것은 물론 챗봇에서 생기는 트래픽까지 챙기면서 ‘윈-윈’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AI는 이 기능을 내년 1분기 챗GPT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가 AI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면서 학습에 사용한 콘텐츠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체결됐다. 지난달 17일 월스트리트저널, 더타임스 등을 소유한 미국 미디어 그룹 뉴스코퍼레이션은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AI 기업들과 콘텐츠 사용을 두고 다양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오픈AI뿐 아니라 챗봇 ‘바드’를 운영하는 구글과도 사용료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픈AI는 지난 7월 AP통신과 1985년부터 쓰인 기사를 AI 훈련에 사용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오픈AI와 악셀 스프링어의 계약이 언론사와 빅테크 간 제휴가 본격화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