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5%로 시장 예상(3.4%)을 웃돌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에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환율 구두 개입에 나섰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3엔을 넘어서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1.8엔 수준에서 움직였는데, 미국 소비자물가가 3.5%로 집계됐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급등했다.
유로·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한때 105.3을 찍어 작년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과도한 환율 변동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어떠한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과도한 움직임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상당한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2년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실제 달러를 매도하고 9조2000억엔(약 83조2600억원)을 매입한 바 있다.
원화 환율도 급등세를 보였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1원 오른 1365.0원에 개장해 136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보다 9.2원 오른 1364.1원에 마감했다. 1365.0원은 장중 고점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10일(1378.5원) 이후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