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030년이 되면 중국 시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장에서 주최한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새 전기차 배터리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테슬라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2일(현지 시각)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을 수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중국 내 매출은 (2020년대 중반쯤)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할 것”이라며 “2030년 이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주된 이유로는 미·중 갈등을 꼽았다. 앞으로 10년 내 중국 인터넷망에 연결된 자율주행차가 미국 보스턴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처럼, 미국 인터넷에 연결된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가 중국 대륙을 누비는 것을 중국 정부가 허가할 리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전기자동차는 인터넷망과 무관하지만, 자율주행차 단계로 넘어가면 5G(5세대 이동통신)와 같은 통신망과 연동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인터넷망의 통제에 민감해,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미국 기업을 퇴출시킨 전례가 있다. 테슬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중국 정부는 자국 스타트업을 지원해 ‘중국의 테슬라’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조나스는 “앞으로 자동차 산업은 ‘국가별 챔피언’이 여럿 존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테슬라는 중국 밖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계에선 “테슬라가 애플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최대 포털 업체 바이두가 투자한 WM모터의 프리먼 션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는 애플이 초기에 그랬듯 중국 시장을 교육하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며 “지금 애플이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샤오미⋅오포⋅화웨이 같은 현지 업체에 밀려났듯 테슬라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