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인도서 출시한 SUV 크레타 /현대차 인도법인 홈페이지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인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석권했다. 1년 만에 점유율을 28.7%에서 44.6%(두 회사 합산)로 급격히 끌어올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인도 SUV의 상징과도 같았던 마힌드라를 3위로 끌어내렸다. 작년 세계 4위 완성차 시장인 인도서 팔린 SUV 두 대 중 한 대는 현대·기아차인 셈이다.

17일 인도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243만9964대로 전년 대비 17.4% 감소했다. 지난해 4월 코로나 여파로 한 달 자동차 판매량이 0대를 기록할 정도로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SUV는 선전했다. 총 70만5152대가 팔렸고, 매출 감소율도 전년 대비 6.3%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도로 사정이 안 좋아 차체가 높은 SUV를 선호하는 데다 최근 소득이 높아진 젊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첫 차를 SUV로 구입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업체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SUV 시장 공략이 특히 돋보였다. SUV 분야서 현대차는 18만237대를 팔아 점유율 25.5%를 기록했다. 2019년 인도 시장에 상륙한 기아는 1년 만에 19.1%를 기록하면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기아는 셀토스, 카니발, 쏘넷 등 SUV 라인업을 중심으로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오는 7월 국내에서 출시되는 기아차의 소형 SUV 셀토스

지난해 인도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SUV는 현대 크레타였다. 한 해 동안 총 9만6989대가 팔렸다. 2위는 기아 셀토스로 9만6932대가 팔렸다. 현대 베뉴는 8만2428대로 4위를 기록했다. 크레타와 셀토스는 인도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도 톱 10에 올랐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을 자동차 부품 소싱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현대차가 최근 콘티넨탈(타이어), 앱티브PLC(부품) 등 현지 협력사에 인도 내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힌두스탄타임스는 “현대차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를 자동차 부품 거점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