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시된 차를 올해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중고차 시장에 나오는 1년 차 매물을 사는 것이다. 신차들은 통상 출시 1년 차로 접어들면 감가상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원래 가격보다 수백만원이 저렴해지고, 1억원 안팎의 고가의 차들은 1000만원 이상 깎이기도 한다. 사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돼 눈독만 들이고 있는 차가 있다면 ‘신차 같은 중고차’를 눈여겨보자.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가장 사고 싶어하는 1년 차 중고차는 어떤 차들일까? 본지가 중고차 업체 케이카(K Car)를 통해 “올해 가장 사고 싶은 중고차”를 성인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물어봤다.

◇SUV는 제네시스 GV80, BMW X6가 1위

설문은 세단·SUV·친환경차 분야로 나눠 국산·수입차를 분리해 진행했다. 출시된 지 1년 이하의 주요 차종을 보기로 제시했다. 먼저 국산 SUV 중 가장 사고 싶은 차는 제네시스 준대형 SUV ‘GV80′이 30.4%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작년 이맘 때 출시된 GV80은 이제 만 1년이 돼 중고차 매물이 나오기 좋은 시기다. 2위는 작년 말 출시된 GV70(17.6%)으로 제네시스 신차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3위는 기아 쏘렌토(11.6%), 현대차 싼타페·투싼이 공동 4위(각 7.6%)였다. 6위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5%)가 현대차·기아가 아닌 차 중 가장 선호도가 높았다.

수입 SUV는 대형 쿠페형 SUV인 BMW X6가 1위(23.8%)를 차지했다. 박빙(21.6%)으로 2위를 차지한 SUV는 벤츠 GLC로 지난해 출시된 부분 변경 모델이다. 이어 랜드로버의 ‘정통 오프로더'로 완전 변경된 ‘올 뉴 디펜더’가 15%로 3위였다. 4위는 아우디 대형 SUV Q7(11.6%)이었다.

◇세단은 G80과 E클래스

국산 세단은 제네시스 준대형인 G80이 39.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G70(16.2%)으로 지난해 제네시스가 내놓은 신차 4종이 모두 인기 가도를 달렸다. 이어 현대 그랜저 14.8%, 아반떼 7% 순이었다.

수입 세단 1위는 지난해 국내 최대 인기 모델인 벤츠 E클래스(26.8%)였다. 이어 경쟁 차종인 BMW 5시리즈가 2위(18.4%)였다. E클래스와 5시리즈는 지난해 10월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급상승 중인 볼보의 인기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볼보 S90과 볼보 V90이 각각 11.6%로 공동 3위를 차지한 것이다. 4년 만에 완전 변경된 S90은 E클래스와 경쟁 모델이지만 뒷좌석은 S클래스만큼 넓게 나온 세단이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합친 크로스컨트리 모델인 V90은 3년 만에 부분 변경돼 인기를 끌고 있다. 5위에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좋은' 세단인 아우디 A4(8.2%)가 올랐다.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S’

수입 친환경차 조사에선 1억원대인 테슬라 모델S를 사고 싶다는 응답이 31.2%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테슬라는 모델3로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 후반~4000만원대에 살 수 있는 대중차다. 테슬라 국내 판매(1만1826대)의 93%를 차지한다.

그러나 중고차 선호도는 모델S가 더 높은 것이다. 가격대가 최소 1억1500만원으로 높은 ‘모델S’는 사고 싶지만 미뤘다가 중고차로 사려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9000만원 이상인 차에는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점도 이유로 보인다. 이미 보조금을 받아 구매한 모델S 차량들이 중고로 나오면 올해 신차 가격보다 크게 낮아진다.

2위는 테슬라 모델3(20%)였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C(12.4%), 아우디의 첫 전기차 e트론(11.8%) 순이었다.

국산 친환경차에 대해선 선호도가 약했다. “사고 싶은 차가 없다”는 응답이 26.6%로 가장 높았다. 그나마 현대 코나EV(25%)와 수소차인 현대 넥쏘(20.6%)가 선호도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