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 25일 공개한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5가 유럽에서도 사전 물량이 완판되는 등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오닉5는 국내에서 공개 첫날 사전계약이 2만3760대를 기록해 내연기관차 신기록을 뛰어넘은 바 있다.

현대차 유럽법인은 지난 25일(현지시각) 유럽에선 3000대 한정으로 사전계약을 진행했는데, 한정 물량의 3배 이상인 1만여명이 하루만에 몰렸다. 유럽에선 계약금 1000유로(136만원)을 받고 사전계약을 받았던 만큼, 실제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 유럽법인은 아이오닉5 공개 이후 전화·온라인 등으로 접수된 차량 관련 문의가 23만600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전기차 대중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유럽은 전세계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지난해 팔린 전기차의 42%가 유럽에서 판매됐고, 그 다음이 중국(41%)이었다. 미국은 2% 수준이다.

지난해 유럽 전기차 판매 1위는 르노 조에, 2위는 테슬라 모델3, 3위는 폴크스바겐 ID.3, 4위는 현대차 코나EV였다. 아이오닉5는 이들 모델 대비 디자인·성능 등에서 상당한 경쟁력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이오닉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현대차 역사상 처음 적용해 차체는 준중형급이지만,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간 거리)가 3m에 달해 팰리세이드(2.9m)보다 넓다. 이에 따라 실내 공간은 대형차만큼 넉넉해졌고, 실내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구동축이 없어 바닥이 평평해졌다. 완충시 주행거리는 410~430km, 5분 충전으로 100km를 달리고, 외부 가전기기 충전도 가능해 차박(차에서 숙박) 등을 위한 편의성이 높다.

아이오닉5

다만 테슬라가 보급형 SUV인 모델Y 판매를 본격화하고, 폴크스바겐이 올해 볼륨모델인 소형 SUV 전기차 ID.4를 공격 판매할 예정이라 경쟁은 더 치열할 전망이다.

현대차가 아이오닉5의 최대 시장으로 보는 곳도 유럽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올해 판매 목표를 7만대로 정했는데, 유럽 시장 비중이 가장 크다. 현대차그룹은 기아 CV를 오는 7월 국내와 함께 유럽에도 출시해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아이오닉5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리스크다. 출시 초기로 코나EV처럼 유럽 현지 생산을 병행하지 않고 한국에서만 생산해 수출하는 만큼, 생산량이 수요만큼 따라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아이오닉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