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5가 국내에서 사전 계약 첫날 신기록(2만3760대), 유럽 물량 완판(3000대) 행진을 벌이며 큰 인기를 얻는 가운데, “아이오닉5의 최대 매력은 ‘V2L’ 기능”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V2L(vehicle to Load)은 전기차에 탑재된 고전압 대형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기능이다. 노트북, 전기 포트, 전기밥솥, 전기 그릴, 전자레인지, 드라이어 등 일반 가정용 전자기기를 차에 꽂아 여유 있게 쓸 수 있다. 아이오닉5에는 코드를 꽂을 수 있는 ‘돼지코’ 모양의 파워아웃렛이 차량 외부에 1개 기본으로 설치되고, 내부에도 선택 사양으로 추가할 수 있다.
이 차가 허용하는 V2L의 최고 출력은 3.5kw(킬로와트)로 일반 가정에서 쓰는 최대 출력 한도인 2~4kw와 비슷하다. TV부터 냉장고, 세탁기까지 웬만한 가전 기기를 모두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오닉5는 차가 달릴 수 있는 전력을 남겨놓기 위해 배터리 최대 용량의 70% 정도만 V2L로 쓸 수 있게 설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행 거리가 긴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소비전력이 40W인 노트북을 1270시간 쓸 수 있다. 소비전력이 높은 전기 히터(2000W)의 경우 25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 사이에선 ‘캠핑’과 ‘차박’(차에서 숙박)에 유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집에 안 들어가고 차에서 온종일 게임을 하고, 에어프라이어로 요리하고, 빔프로젝터를 연결해 영화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V2L 기능은 2018년 닛산이 전기차 리프에 처음 적용했다. 당시 닛산은 “지진 등 재해로 전기가 끊겼을 때 유용하다”고 홍보했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국내에선 차박 열풍이 일고, 차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하면서 전기차의 주요 기능으로 떠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급속 충전이 가능한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전기를 쉽게 충전·사용할 수 있고 충전 시 주행거리(410~430㎞)도 충분하기 때문에 아이오닉5에 V2L을 적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