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에서 취재진에 공개한 아이오닉5 실물을 보고 왔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의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차세대 전기차로 국내 사전계약 신기록을 세워 화제가 됐다. 일주일간 접수된 사전계약 대수(3만5000대)가 이미 올해 목표 판매량(2만6500대)을 넘었다.

서울 용산구에 전시된 아이오닉5 실물 모습./류정 기자

실물을 보니 사전 주문한 계약자들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뻤다. 차 곳곳에 스며든 간결한 직선들과 사이드미러 대신 달린 카메라가 미래에서 온 듯한 차를 구현해냈다. 색상도 그동안 현대차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색감이었다. 이날 전시장엔 은색과 민트색 2가지 색상의 차가 전시됐는데, 두 색상 모두 매력적이라 어느 하나를 고르라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공식 색상 명칭은 각각 ‘그래비티 골드 매트’와 ‘디지털 틸 그린 펄’이다. 그래비티 골드 매트는 무광인데도 화사하고 고급스러운 은색이었고, 디지털 틸 그린 펄은 회색처럼 보이면서 빛이 반사되면 은은한 민트색 펄이 반짝이는 모습이었다. 차를 본 취재진들은 특히 ‘그린 펄’ 색상을 보고 “너무 예쁘다”며 감탄했다.

서울 용산구에 전시된 아이오닉5 실물 모습. 디지털 틸 그린 펄 색상./류정 기자

이 차의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간 거리)는 3m로 대형SUV 팰리세이드(2.9m)보다 길다. 옆모습을 보니 정말 길었다. 그만큼 앞 뒤 오버행(차의 끝과 바퀴간 거리)은 매우 짧았다. 바닥 전체에 평평하게 대형 배터리가 깔리고, 엔진이 사라지면서 가능해진 구조다. 오버행이 짧으면 차의 주행 안정성이 높아지고 승차감도 좋아진다고 한다.

서울 용산구에 전시된 아이오닉5 실물 모습./류정 기자

휠베이스가 길면 실내 공간이 넓어지는데, 그렇다고 뒷좌석 레그룸(다리 공간)이 대형 세단만큼 넓지는 않았다. 쏘나타와 그랜저의 중간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대신 휠베이스 대부분을 트렁크쪽에 할애해 적재공간(531L)은 상당히 넓었다. 뒷좌석을 접으니 키 170m의 성인이 누울 수 있을만한 공간이 나왔다. 차박에도 무리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뒷좌석이 180도 평평하게 접히진 않았고, 살짝 경사가 남아있었다.

서울 용산구에 전시된 아이오닉5 실물 모습./류정 기자

앞좌석엔 다리 받침대가 있어 좌석을 뒤로 젖히니 리클라이너 소파와 같은 휴식 공간을 제공했다. 바닥은 내연기관차에서 보이는 구동축이 없어 평평했고, 앞좌석의 콘솔박스를 뒤로 밀 수 있었다. 좁은 주차장에서 조수석쪽 문으로 편하게 나갈 수 있다. 흰색 테두리가 있는 일체형 스크린에는 자석으로 메모지를 고정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아날로그적 포근함도 갖췄다.

서울 용산구에 전시된 아이오닉5 실물 모습./류정 기자

뒷좌석도 앞뒤로 이동할 수 있었고 아주 약간이지만 뒤로 젖혀졌다. 뒷좌석 아래엔 220V 콘센트가 설치돼 노트북, 드라이어 등 가정용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다음달 공식 출시되는 아이오닉5는 주행거리가 410~430km, 18분만에 80% 충전, 외부 전력 공급이 가능한 전기차로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원 안팎의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서울 용산구에 전시된 아이오닉5 실물 모습. 디지털 틸 그린 펄 색상./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