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테슬라에 ‘도로 위 살인자’라는 말까지 쓰며 노골적인 비난에 나섰다. 미국 기업인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하자,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의 인터넷 사이트 창안왕(長安網)은 20일 논평에서 “차주가 모터쇼에서 소동을 부린 것은 사과해야겠지만, 문제가 잘 해결됐다면 누가 체면을 구기면서 차에 올라가 울부짖겠느냐”고 썼다. 전날 상하이 모터쇼에서 한 중국인이 테슬라 전시 차에 올라가 “브레이크 작동 오류로 일가족이 죽을 뻔 했다”며 시위를 벌인 데 대한 의견이었다. 공산당은 또 “큰 일은 작게 만들고, 작은 일은 없는 일로 만듦으로써 테슬라는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가 되었다”고 했다.
정법위는 공안 분야를 관장한다. 중국 공산당이 특정 기업을 공개 비판하면, 주류 관영 언론들도 비판 보도에 나서고 대중의 불매 운동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7년 사드 보복 때에도 관영 언론들이 한국 기업 불매를 부추기는 사설을 쏟아냈고, 현대차·롯데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는 올 초부터 테슬라에 비우호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국가시장감독 총국은 테슬라 화재 등을 문제 삼아 경영진을 소환해 “중국 법을 엄격 준수하라”며 질책했다. 지난 3월에는 중국 군대와 주요 국영 기업에 테슬라 구매 금지령을 내렸다. 테슬라 차량에 달린 카메라가 중국 도로·시설 등을 촬영하며 정보를 수집해 국가 안보상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이 같은 중국의 태도는 2년 전과는 180도 다른 것이다. 지난 2019년 중국 정부는 테슬라에 값싼 대출과 세금 감면, 지분 100% 보유를 허용하며 상하이 테슬라 공장을 유치했다. 그러나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 판매가 2배 이상 커지고, 전기차 선두 주자로 급성장하자 태도가 돌변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은 테슬라 유치로 자국 전기차 부품 생태계를 키우려 했다”며 “그러면서도 테슬라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은 경계하며 슬슬 사전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