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의 운전 보조 기능 ‘오토파일럿’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16일(현지 시각) 전했다.
NHTSA는 “2018년 초 이후 발생한 테슬라 자동차 11건의 사고·화재를 조사한 결과, 모두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또는 교통인식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켜진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토파일럿은 차가 차선을 인식해 조향·제동을 돕는 운전 보조 기능이고, 교통인식 크루즈 컨트롤은 차가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지키며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11건의 사고로 북미에선 1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NHTSA는 “충돌 사고 대부분은 일몰 이후 발생했으며, 사고 현장에는 비상 조명이나 도로 원뿔 같은 장치가 있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카메라 센서로 주변 교통 상황을 인지해 주행하는데, 날이 어두워지자 카메라가 제 기능을 못 내 사고가 났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NHTSA는 2014년 이후 생산된 테슬라 전 차종 76만5000대를 대상으로 오토파일럿이 운전자를 모니터링하면서 위급 상황에선 개입을 요청하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FT는 ‘NHTSA 조사는 테슬라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고 봤다. NHTSA는 완성차 회사에 리콜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NHTSA가 오토파일럿의 작동 시기·장소를 제한할 경우, 향후 자동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최근 오토파일럿을 개선, 자율주행 성능을 더 높인 ‘풀 셀프 드라이빙’(FSD) 기능의 월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이 기술의 근간이 되는 오토파일럿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구독 사업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
NHTSA의 조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2% 급락한 686.17달러에 마감했다. 오토파일럿과 유사한 운전 보조 기능을 탑재한 니오·샤오펑·리샹 등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3~6%씩 하락했다. NHTSA는 “현재 양산 차 중 어떤 차도 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없다”며 “차 작동에 대한 책임은 인간 운전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