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부터 현대차는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폐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완전한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입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6일(현지 시각) 독일 뮌헨에서 개막한 ‘독일 국제자동차전시회(IAA) 모빌리티 2021′에서 현대차의 탄소 중립 로드맵을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장 사장은 “차량 운행, 협력사,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40년까지 2019년 수준 대비 75%로 줄이고, 2045년에는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자 과제”라며 “친환경 모빌리티와 에너지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대차가 각국 정부가 정한 2050년이라는 목표에 한발 앞서 완전한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일단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신차 중 친환경차 비율을 오는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오는 2035년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를 전기·수소차로, 2040년에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시장에서도 순차적으로 모든 차를 친환경차로만 판매하기로 했다. 2040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최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2030년까지 100% 전기·수소차만 파는 브랜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현대차 전체 차종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수소차 모델도 현재 넥쏘 1종에서 2025년까지 3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2023년 넥쏘 신형 모델과 미니밴 스타리아의 수소차 버전을 출시하고, 2025년엔 대형 SUV 수소차를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가 이날 뮌헨에서 실물 공개한 무인 전기 자율주행차 ‘아이오닉5 로보택시’도 탄소 중립의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대중교통 성격의 택시·렌터카 분야에서 전기차 사용이 늘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더 빨리 감축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교통망 흐름이 원활해져 교통 체증이 줄어들게 된다”며 “전기 자율주행차가 ‘지속 가능한 교통망’ 구축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2045년까지 전 세계 현대차 공장의 전력 사용량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 수소’를 생산해 이를 공장의 주된 전력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전기차를 전력망에 연결해 남는 전기를 외부로 공급하는 기술,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ESS)로 활용하는 기술에도 투자하기로 했다. 장 사장은 “오는 2045년 9월 6일 아침이 밝을 땐 완전한 탄소 중립의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현대차가 미래 세대를 위해 만들고 싶은 세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