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또 비싸졌다. 15일 테슬라 한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내서 판매하는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이 모두 지난달 대비 200만원 비싼 가격으로 안내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과 원자재값 상승의 여파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테슬라의 최저가 모델인 모델3 스탠다드 모델의 가격도 6000만원을 넘게됐다. 이날 테슬라에 따르면 모델3 스탠다드 모델은 6059만원, 퍼모펀스 모델은 793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까지 5859만원·7739만원에 팔리던 제품들의 가격이 200만원씩 비싸진 것이다. 모델Y도 마찬가지다. 현재 모델Y 롱레인지 모델은 7899만원, 퍼포먼스 모델은 8599만원으로 안내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각각 7699만원, 8399만원에 팔리던 제품들이다.
이는 테슬라의 첫 가격 인상이 아니다. 모델3 스탠다드 모델을 예로, 2019년 국내 최초 출시 당시 가격은 5239만원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5469만원, 지난달 5859만원에서 이번달에는 결국 6000만원을 돌파하게 된 것이다. 약 2년여만의 가격 상승폭은 820만원에 달하고,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임에도 전기차 보조금을 100% 다 받을 수 없는 ‘고가품’이 된 것이다. 국내 정책상 6000만원 이상의 친환경차는 보조금의 절반만 받을 수 있다.
테슬라는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공식적인 설명은 안했지만, 미국 본사의 고가정책 방침이 국내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에서도 모델Y 가격을 1000달러 인상했다. 현재 미국 테슬라 홈페이지에선 모델Y 롱레인지 모델이 5만 8999달러, 퍼포먼스 모델이 6만 3999달러에 팔리고 있다. 테슬라는 올들어 미국에서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이 덕분에 반도체난 속에서도 지난 3분기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격은 계속 올라가는 것과 대조되게 테슬라의 AS(애프터서비스)는 부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개월째 고객을 방치하며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리콜이 시작된 모델S는 지난 9월까지 70.9%만 시정 조치가 완료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브레이크 고정장치 문제로 리콜이 시작된 모델3도 수리가 완료된 건 67.8%에 불과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미국에서 잇단 가격 상승에 불만이 많아지자, “공급망 부담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단기간의 조정일 뿐”이라고 해명했었다. 일각에선 테슬라가 중국산 저가 배터리인 LFP배터리를 테슬라 보급형 차량에 대거 탑재하기로 결정하면서, 조만간 가격 하락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에서 지난해 LFP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3가 제조된 후 중국 시장에서 모델3 가격은 4~5만 위안(약 700~900만원) 급락했다. 올해 6월 모델Y에도 LFP 배터리가 일부 탑재되며 해당 모델의 가격은 7만 위안(약 1300만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