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의 최대 주주가 중국 국영 자동차 기업 베이징자동차그룹인 것으로 드러났다.

13일(현지 시각) 다임러와 베이징자동차는 보도자료를 내고 “베이징자동차가 2019년부터 다임러 지분 9.98%를 보유해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부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베이징자동차가 다임러 지분을 기존 5%에서 10% 수준으로 늘렸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번에 공식 확인된 것이다. 다임러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다임러가 트럭 사업 부문을 분사시키며 사업 구조에 변화가 일어난 만큼 회사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분 구조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금융법에 따르면 지분이 10% 미만인 주주는 지분 변동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다임러는 이로서 최대 주주와 2대 주주가 모두 중국 기업인 회사가 됐다. 앞서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인 지리자동차의 창업주 리슈푸 회장이 2018년 다임러 지분 9.69%를 사들여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에 베이징자동차가 지리자동차를 2대 주주로 밀어낸 것이다. 두 중국 회사의 지분을 합치면 20%에 육박한다. 다임러의 3대 주주는 쿠웨이트 국부펀드(6.8%)다. 다임러는 기관 투자자 지분이 58.6%에 이른다. 중국 기업들이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다임러의 사업 결정 과정에 중국이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벤츠의 최대 시장으로, 다임러는 특히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중국을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3종을 이미 중국에서 생산 중이고, 올해에만 중국에서 4개의 전기차 신차를 출시했다. 내년엔 신규 물량인 전기 세단 EQE의 생산을 중국 공장에 배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