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CES 2022’에서 가장 주목받은 자동차 산업 기술은 미래 자율주행차의 눈(센서)과 뇌(반도체)였다. 전기차·완성차 업체들은 업그레이드된 센서 기술에 방점을 찍어 신차를 공개하고, 반도체·센서 회사들과의 협업을 공개했다.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 퀄컴 등 반도체 기업들은 자율주행 시대에 맞춤형으로 설계된 반도체를 선보였다.
◇피스커, 최초로 4D 레이더를 단 전기차 올해 말 출시
미국의 전기차 업체 피스커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전기 SUV ‘오션’에 ‘세계 최초의 양산 디지털 이미징 레이더’가 탑재될 것이라고 CES에서 밝혔다. 기존 레이더가 차와 동일선상(수평)에 있는 차량, 보행자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이 레이더는 주행 중인 차보다 위·아래에 있는 수직 동체(動體)에 대한 데이터까지 수집한다. 움직이는 차량·자전거·보행자의 방향과 속도를 정밀하게 가늠하는 것이다.
3차원 공간에 상대방이 움직이는 속도(시간과 움직임)에 대한 인식까지 포함됐기 때문에 ‘4D(4차원) 레이더·라이다’ 기술이라 부른다. 기존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는 주행 중인 차 옆에 붙어 따라오는 자전거, 갑자기 좁아지는 도로와 차량 높이 제한 등에 취약했는데, 이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 기술이 무르익으면 자율주행차의 정교함도 크게 향상될 수 있다.
라이다 업체 루미나는 볼보와 협업해 만든 콘셉트 전기차 ‘콘셉트 리차지’를 CES에서 공개했다. 라이다는 차량 지붕에 탑재되며, 250m 이상 거리 물체도 정교하게 식별 가능하다. 한국 스타트업 비트센싱도 전방 300m 이상 거리 128개 차량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4D 레이더 설루션을 선보였다.
◇모빌아이, 자율주행 맞춤형 반도체 공개
센서가 눈의 역할로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데이터를 처리할 뇌도 필요하다.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차의 연산을 전담할 반도체 ‘EyeQ Ultra’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초당 176조 건 연산을 수행한다.
자율주행과 ADAS를 위해선 차 스스로 데이터를 처리해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입력되는 데이터양도 많을 뿐더러, 고속으로 달리는 차를 통제해야 되기 때문에 PC에 쓰는 CPU, GPU 같은 기존 반도체로는 한계가 있었다. 시장과 기술의 필요에 발을 맞춰 오로지 자율주행 연산에만 집중토록 특수 설계한 칩이 나온 것이다.
퀄컴도 자율주행 시대를 겨냥한 라이다 전용 칩인 ‘스냅드래곤 라이다 칩’을 공개했다. 5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생산된 이 칩은 라이다를 통한 안정적인 데이터 수집과 연산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GM(제네럴모터스)이 내년 출시할 캐딜락 ‘셀레스틱’에 탑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