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지리·창안·창청·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대표 완성차 제조사들의 자국 시장 점유율 합계는 13.9%였다. 당시 내수 시장에 팔린 2383만대 중 332만대를 팔았다. 1등 폴크스바겐의 판매량 387만대(점유율 16.2%)에도 미치지 못했던 숫자다. 하지만 2021년 기준 4개사 시장점유율은 20.2%로 훌쩍 컸다. 외산 브랜드 판매량과 점유율을 떨어뜨리면서 야금야금 자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결과다.
과거 가격만 싼 차로 인식됐던 중국차는 성능을 끌어올려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급성장한 중국 SUV 시장에서는 중국 현지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신차를 출시하면서 창청자동차와 창안자동차의 양강 구도가 굳어졌다. 창청차의 SUV ‘하발 H6′은 작년 2월까지 92개월 동안 중국 시장 SUV 판매량 1위를 지켰다. 작년 3월 SUV 월간 판매량 1위 자리를 뺏은 차도 중국 창안자동차가 만든 SUV ‘CS75′다. 두 차 모두 작년 11월까지 매달 평균 3만대 이상 팔아 외산차들을 제치고 중국 SUV 시장 판매량 1~2위를 다투고 있다.
하발H6와 CS75 모두 중국 내 소비자 가격은 2000만~2700만원 선. 크기·성능이 비슷한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의 가격 3000만~4000만원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를 탑재했고, 젊은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꾸준히 디자인을 개선했다. 현대차가 중국 브랜드와 차별화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국 BYD(비야디)는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중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 1등(약 20%)이고, 니오·샤오펑·리오토 등 후발 주자들도 작년 한 해 중국 내 판매량이 2020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