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동산 중개인 겸 모델 맥시 칸 릴리(30)가 자신의 롤스로이스 컨버터블 차량 던(Dawn) 운전석에 올라탄 모습./인스타그램

수억원대 수퍼카 롤스로이스의 소유자가 벤츠와 람보르기니 등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소유자보다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롤스로이스 고객의 평균 연령이 43세라고 밝혔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5600대가 판매돼 기록적인 판매량을 달성했다. 특히 20대와 30대 등 젊은 구매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부동산 중개인 겸 모델로 활동하는 맥시 칸 릴리(30)는 “차를 성공의 증표이자 비즈니스 도구로 생각한다”며 “롤스로이스는 성공의 전형이라 제 경력이 성공에 이르렀을 때 과감히 투자했다”고 말했다.

릴리는 롤스로이스 던(Dawn)의 소유자다. 던은 롤스로이스의 대형 컨버터블(일명 오픈카) 차량으로 옵션을 제외한 출고가가 35만달러(약 4억1000만원)부터 시작한다.

그는 “고객들에게 부동산을 보여줄 때 롤스로이스를 태워 데려간다”며 “고객들은 편하고 호화로운 롤스로이스를 통해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만큼 평균 구매자 연령이 낮은 자동차 브랜드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롤스로이스의 모회사인 BMW에 따르면 BMW 소유 미니의 평균 구매 연령은 52세다. 다만 BMW 브랜드 자체에 대한 평균 구매 연령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컨설팅 회사 IHS 마켓이 지난해 3분기 동안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렉서스, 람보르기니를 포함한 다른 많은 럭셔리 브랜드보다 45세 미만 구매자 비율이 더 높았다.

롤스로이스 SUV '컬리넌.'/롤스로이스

수억원대 롤스로이스 차량 구매자가 다른 브랜드 구매자보다 젊은 이유로는 ▲부자와 수퍼리치 사이의 나이 차이 ▲새로운 디자인 ▲롤스로이스 소유자 커뮤니티 등이 꼽힌다.

우선 롤스로이스는 자동차에 33만달러(약 4억원)에서 50만달러(약 6억원)를 지불할 만큼 충분한 돈을 가진 구매력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목표 시장을 설정하고 있는데, 이들은 단순히 부유한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한 투자자들을 연구하는 컨설팅 회사인 스펙트럼 그룹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순자산이 100만(약 12억원)~2500만달러(약 299억원)인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약 62세다. 이에 비해 순자산이 250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의 평균 나이는 48세로, 훨씬 젊다.

마틴 프리체스 롤스로이스 미국 최고경영자(CEO)는 롤스로이스 구매자에 대해 “기업가, 엘리트 운동선수, 연예인이 롤스로이스를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연봉 직업을 가졌거나 수년간 저축과 투자로 돈을 불린 부자들 보다는 아직 젊고 즐길 수 있을 때 돈을 버는 구매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롤스로이스의 새로운 디자인이 젊은 구매자들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롤스로이스는 2019년 SUV 모델 컬리넌을 출시했다. 프리체스 CEO는 “SUV는 젊은 고객, 특히 가족이 있는 고객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또 롤스로이스의 옵션 중 하나인 ‘별빛 헤드라이너’도 젊은 구매자들에게 인기다. 이는 밤하늘의 별처럼 작은 조명으로 차량 내부 천장을 밤하늘처럼 꾸밀 수 있는 옵션으로, 선택 시 5만달러(약 6000만원)가 추가된다.

끝으로 롤스로이스 소유자에게만 제공되는 위스퍼스 앱이 소유자들의 커뮤니티 형성을 도왔다는 분석이다. 이 앱은 롤스로이스의 자체 소셜미디어로, 롤스로이스 소유자들에게 각종 정보와 특별 여행 패키지 등을 제공한다. 이 뿐 아니라 소유자들은 이 앱을 통해 다른 롤스로이스 소유자들과 교류할 수 있다. 이 앱이 비슷한 취향과 자산을 가진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역할을 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주 지역 롤스로이스 소유자 중 4분의 1 이상이 위스퍼스 회원이며, 위스퍼스 회원은 더 젊어지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