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10일(현지시각) 발표한 ‘2022년 자동차 내구품질조사’에서 기아가 1위, 현대차가 3위, 제네시스 4위를 달성했다. 현대차그룹 브랜드 3개가 5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는 고급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2개 브랜드를 모두 합친 종합 순위로, 제네시스는 고급브랜드에서는 1위를 달성했다.
기아는 작년 일반브랜드 1위에 오른데 이어 올해는 전체 1위로 ‘최우수 브랜드상’을 받았다. 일반브랜드가 고급브랜드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역대 최초다.
JD파워 내구품질조사는 차 구매 후 3~4년 된 고객 만족도를 조사하는 것으로, 구매 후 1년 안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신차품질조사와 함께 자동차 품질 평가의 양대 척도로 여겨진다. 이번 조사에선 총 32개 브랜드, 139개 모델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 만족도 평가가 진행됐다.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한 점수를 매기는데,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기아 145점, 뷰익 147점, 현대차 148점, 제네시스 155점, 도요타 158점, 렉서스 159점을 받았다. 현대차는 전년 7위에서 네 계단 상승하며 3위에 올랐고, 제네시스는 작년 고급브랜드 4위에서 올해 1위가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15개 자동차그룹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점수인 147점을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싼타페, 쏘나타, 기아 쏘렌토가 각각 중형 SUV, 중형 세단, 중대형 SUV 차급에서 1위에 올라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신차 품질조사에서도 2018~2019년 2년 연속 제네시스 1위, 기아 2위, 현대 3위 등 1~3위를 달성한 바 있다.
미국 매체들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폭스 뉴스는 “기아가 새로운 왕이다(Kia is the new king)”라고 보도했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한국 브랜드가 내구성 신뢰도 평가를 지배한 반면, 유럽 브랜드들은 가장 많은 소비자 불만을 야기했다”고 전했다. 자동차 전문매체 워즈오토는 “한국 브랜드가 상위 5개 브랜드 가운데 3개를 휩쓸며 순위를 지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판매에서 혼다를 제치고 톱 5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달 미국 판매량에서는 현대차가 11%대 성장을 하며 미국에서 역대 최대 판매 달성했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품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먼저 2000년부터 24시간 가동되는 ‘글로벌 품질 상황실’을 운영중이다. 2002년엔 남양기술연구소 내에 파일럿센터를 설립해 신차 양산 전, 양산공장과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차를 생산해 문제점을 걸러내고 있다.
또 현대차·기아는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죽음의 서킷으로 불리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테스트를 진행한다. 영하 40도의 스웨덴 얼음호수 위 테스트와 미국 모하비 사막에서 시속 200km로 고속 주행하는 혹서기 한계점 테스트도 진행한다. 2014년에는 국내외 산재해 있는 품질 평가 시험 시설을 한 곳에 모은 ‘글로벌 품질 센터’를 경기도 화성에 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