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차량의 번호판 색깔을 연두색으로 바꿔 일반 차량과 구분하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 수퍼카 판매 업체들 사이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윤 당선인의 공약은 고가의 수퍼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해 개인이 유용하는 경우가 늘자 번호판 색을 달리해 편법 탈세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람보르기니·벤틀리·롤스로이스 등 럭셔리카 판매는 지난해 10~30%가량 늘었는데, 팔린 차량의 80% 이상이 법인 소유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롤스로이스의 경우 지난해 판매 대수 225대 중 205대(91%)가 법인 명의였다. 람보르기니는 353대 중 300대(85%), 마세라티는 842대 중 699대(83%), 벤틀리는 506대 중 405대(80%)가 법인에 팔렸다.
법인 명의로 차를 사는 이유는 운행 과정에 세금·보험금 등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은 연간 최대 800만원의 차량 감가상각비와 최대 1500만원(운행기록부 미작성 시)까지 경비 처리를 할 수 있고, 유류비와 보험료 공제도 가능하다. 운행 기록부를 작성하면 추가로 경비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허위로 작성해도 잡아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업 오너들이 사적으로 유용하는 사례가 더러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 공약에 대해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법인 차량의 세금 혜택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것보다는 현실성이 높은 공약이라는 것이다. 국내 차량 번호판은 일반(흰색), 영업용(노란색·주황색), 전기차(파란색), 외교(군청색) 등으로 분류된다. 연두색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등록번호판 기준 고시를 개정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