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붕괴가 심화되면서 향후 2년간 전 세계 승용차 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520만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입차 가운데 독일차 비율이 70%에 이르는 국내 수입차 업계도 비상등이 켜졌다.

16일(현지 시각) 시장조사기관 ‘S&P 글로벌 모빌리티’(구 IHS마킷)는 올해 전 세계 승용차 생산량 전망을 8160만대로, 내년 전망을 8850만대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올 초 전망치보다 각각 260만대씩 줄인 것이다. S&P는 “생산량 하락 압력이 엄청나다”며 “최악의 경우 연 최대 400만대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밝혔다.

S&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내 대다수 자동차 업체의 생산이 중단되고 우크라이나산 부품 공급이 끊긴 점을 생산량 전망치 하향의 근거로 들었다. 여기에 코로나 확산과 반도체 부족 같은 대형 이슈가 겹쳐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S&P는 특히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가장 큰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산 와이어링하니스(전선 뭉치)의 약 45%는 독일과 폴란드로 수출돼 왔다. 특히 폴크스바겐과 BMW가 이들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CEO 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회사의 올해 목표 달성이 불확실해졌다”고 말했다. BMW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자동차 부문의 올해 이익률 전망을 8~10%에서 7~9%로 낮췄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 70%를 차지하는 독일 3사(메르세데스벤츠·BMW·폴크스바겐그룹)의 물량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