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공시한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사장)는 지난해 총 임금으로 9억7700만원을 받았다. 반면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사장)는 12억9400만원을 받았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 3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열린 ‘2022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에서 대형 전기SUV 콘셉트카 '콘셉트 EV9' 사진을 배경으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두 CEO의 연봉이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장재훈 사장이 공식적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시점이 지난해 3월24일부터이고, 이때부터 받은 임금만 기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연봉을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송호성 기아 사장이 약 1억원 더 높았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총연봉이 9억원으로 책정됐으며, 이에 따라 3~12월치인 6억9400만원이 지급됐다. 여기에 상여금은 총연봉의 30%인 2억7000만원을 받았다. 반면, 송호성 기아 사장은 연봉이 9억7900만원으로 책정됐고, 상여금도 연봉의 32%에 해당하는 3억1500만원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임원 연봉은 직무·직급·리더십·기여도 등에 따라 책정된다. 자동차 업계에선, 송호성 사장이 장재훈 사장보다 1년 앞서 사장에 오른 점, 작년 연봉을 책정할 때 기준이 되는 2020년 기아의 실적 등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상여금이 현대차보다 높은 점은, 지난해 기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크게 성장한 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카림 하비브 기아 디자인센터장이 중형 세단 K5와 함께 서 있다./연합뉴스

기아는 지난해 매출 69조8624억원, 영업이익은 5조657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7.3%로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며 현대차의 영업이익률(5.7%)을 크게 앞섰다. 현대차의 작년 매출은 117조6106억원, 영업이익은 6조6789억원으로 기아보다 크지만 그 격차는 갈수록 줄고 있다.

한편 기아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카림 하비브 전무(기아 디자인센터장)는 지난해 총 14억2900만원(급여 10억2400만원, 상여 4억500만원)을 받으면서 송호성 사장보다 더 많이 받았다. 통상 외국인 임원 영입을 위해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데다, 기아 디자인이 호평을 받으면서 실적에 크게 기여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비브 전무는 레바논 출생으로 캐나다에서 자랐고 BMW 수석 선행 디자이너, 메르세데스 벤츠 콘셉트카 디자이너, BMW 총괄 디자이너, 인피니티 수석 디자인 총괄 등을 역임하고 2019년 기아에 영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