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22년 만에 사명에서 삼성을 떼고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새롭게 출발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 16일 새로운 사명을 확정하고 공식적인 변경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자동차 측은 “한국 시장에 뿌리를 둔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최근 새로 부임한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는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효자 상품인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올해 내놓고, 르노그룹과 중국 지리차가 손잡고 내놓는 합작 모델 차량을 국내에서 연구 개발 및 생산해 2024년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와 지리차 양사의 합작 모델은 르노코리아자동차 연구진이 지리차 산하 볼보의 CMA 플랫폼과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다. 지리차는 스웨덴에 위치한 연구개발센터를 중심으로 기술 지원을 하고 르노그룹은 차량 디자인을 담당한다.
업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첨단 기술이 탑재될 예정인 이번 합작 모델은 2024년부터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 공장에서 생산된다.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부터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 공장은 1개의 조립 라인에서 최대 네 가지 플랫폼의 8개 모델을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 차량 구분없이 동시에 혼류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측은 “르노그룹과 지리차 양사 협력의 중심에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자리하게 된 것은 글로벌 파트너십 관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효자 상품인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수출에서 검증된 인기 차종을 친환경차 모델로 출시해 내수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이다. 지난해 르노코리아자동차는 13만2769대를 판매했다. 이 중 XM3의 수출이 5만6719대를 차지하는 등 절대적 비율을 차지했다. 패스트백 디자인과 다임러와 공동 개발한 엔진 등 유럽 소비자들이 선호할만한 요소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XM3는 르노그룹의 고향인 프랑스에서 올해의 차에 해당하는 최고 권위의 상 ‘2022 부아튀르 드 라거스와’ 컴팩트 SUV 및 MPV 부문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르노그룹의 탄소 배출량 절감 노력과 맥을 같이한다. 르노그룹은 르놀루션(Renaulution) 이라는 경영 계획의 일환으로 프랑스 플랑과 스페인 세비야 공장을 ‘순환경제 공장’으로 변환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주요 부품 재활용은 기본이고 폐배터리 활용 작업도 이뤄진다. 또 배터리 수리 전문 자회사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의 잔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과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하고 있다. 프랑스 두에 공장 내 유휴 부지에는 프랑스 정부∙지자체와 배터리 기업 엔비전AESC와 함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르노그룹은 2025년까지 24종의 신차를 출시하고 2030년까지 유럽에선 전기차만 판매할 예정이다.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율은 9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