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는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브랜드를 ‘폴고레’로 확정한 마세라티는 내년 브랜드 최초 전기차인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를 출시하며 포문을 연다. 폴고레는 이탈리아어로 ‘번개’라는 뜻으로 전기차에서도 마세라티 특유의 속도와 성능, 사운드 등 강점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를 위해 차량 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두 이탈리아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브랜드 첫 전동화 모델 ‘기블리 하이브리드’와 첫 전동화 SUV인 ‘르반떼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마일드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 두 가지 동력원을 함께 사용하지만, 출발이나 저속에서 모터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설계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효율을 개선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다. 실제 기블리 하이브리드는 기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2% 감소시켰으며 디젤 모델과 비교하면 배출량을 5% 줄였다. 기존 마세라티 라인업과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보이면서도 연비와 환경까지 고려한 모델로 재탄생한 것이다.
르반떼 하이브리드 역시 6기통 엔진을 장착했으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가솔린 모델보다 20%, 디젤 모델보다 8% 낮췄다. 가솔린 차량과 비교해 연비를 18% 이상 절약하면서도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마세라티는 전기차로 전환하더라도 사운드와 주행성능 등 모든 면에서 마세라티 고유의 매력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엔진을 차체의 전면에, 48V 배터리를 후면에 장착해 차체 중량 배분의 균형을 향상시킴으로써 더욱 민첩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앰프를 사용하지 않고 배기의 조정과 공명기만으로 특유의 배기음을 구현한다.
올 하반기에는 소형 SUV ‘그레칼레’를 국내 출시하고, 2023년에는 그레칼레 전기차 모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그란투리스모, 그란카브리오 모델의 전기차 버전을 포함해 수퍼 스포츠카인 ‘MC20′의 전기차 모델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MC 모델의 ‘M’은 마세라티, ‘C’는 경주용을 뜻하는 콤페티지오네에서 따온 것이다. 마세라티가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생산한 네튜노(V6 3.0L) 엔진이 탑재돼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2.9초에 불과하다.
한편 마세라티는 세계 최초의 순수 전기차 레이싱 대회인 ‘2023년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겠다고 올 초 밝혔다. 이탈리아 완성차 브랜드가 전기차 레이싱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순수 전기차 라인업인 폴고레를 통해 최고 성능의 차량을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