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에 따른 신차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출고 대기 기간은 길어지고, 시간이 갈수록 차 가격은 오르고 있다. 지금 원하는 차를 계약한다고 해도 6개월~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차량 가격은 신형 모델 출시 때마다 원자재 값 상승분이 반영돼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신차를 사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일이 되어가는 요즘, 차를 사는 데에도 정보와 요령이 필요해지고 있다.
◇구형이 될 모델을 눈여겨봐라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연식변경·부분변경·완전변경을 거칠 때마다 차량 가격을 올리고 있다. 테슬라는 불시에 막 올리지만, 그나마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그 정도는 아니다. 이 때문에 차라리 저렴한 구형 모델을 빨리 사자는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과거 신형 출시가 임박하면, 구형 모델은 인기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재고 할인’이 등장했지만, 지금은 이런 재고를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그랜저는 연말 완전변경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해도 6개월은 기다려야 할 만큼 주문이 밀려 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다음 달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면서 300만~400만원 상당의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구형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도 등장하고 있지만, 팰리세이드는 이미 늦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는 지금 계약하면 신형 모델을 인도받아야 한다. 신형 출시가 예고돼 있는 다른 모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이오닉5(연식변경), 코나 전기차(완전변경), 하반기 셀토스(부분변경), K5(부분변경) 등의 신형 출시가 예정돼 있다. 한편,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대표 모델들은 상대적으로 빠른 출고(1~2개월)가 가능하다.
◇수입차는 모든 딜러사에 대기부터 걸어라
수입차 역시 대기 기간이 길다. 벤츠 대표 모델인 E클래스는 3~4개월로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지만, 신형 C클래스는 6개월 이상 걸린다. BMW 5시리즈·3시리즈 등도 역시 인기 모델은 3~5개월 걸리지만, 통풍시트·무선충전 같은 편의사양을 포기한 ‘마이너스 옵션’을 감수한다면 즉시 출고가 가능한 차종들도 있다. 일본차 브랜드들의 출고 대기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은 편으로 알려졌다. 신차 구매 정보 플랫폼인 겟차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은 트림이나 옵션 선택에 따라 출고 대기 기간이 들쭉날쭉인 데다, 딜러사마다 확보하고 있는 물량이 제각각”이라며 “빨리 차를 받고 싶다면, 고민은 나중에 하고 여러 딜러사에 계약금부터 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빨리 받을 수 있는 전기차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주요 전기차들은 기본 1년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 아이오닉5는 1년, 기아 EV6는 1년 4개월, 제네시스 GV60은 1년, 쉐보레 볼트EUV는 1년이 소요된다. 수입 대표 전기차들은 이미 사전 계약 단계에서 완판된 상태다. BMW의 i4, 볼보의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 폴스타의 폴스타2 등은 모두 초도 물량 판매가 완료돼 지금 주문하면 1년 정도 대기가 필요하다. 그나마 대기가 짧은 전기차는 볼트EV와 벤츠 EQS 정도로 빠르면 6개월 내에 받을 수 있고, 르노 조에나 푸조 e208, e2008은 비교적 빠르게 출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