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의 전기차 올인은 특정 국가와 원자재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가져온다.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대부분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데 전기차 때문에 (자동차 산업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독일 BMW의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CEO(최고경영자)가 지난 14일(현지 시각)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전기차 중심 정책’에 대해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BMW 이사회 의장과 유럽자동차산업협회 회장도 겸하고 있는 그는 하루 전 스위스 매체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도 “2035년 이후 모든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유럽의 전기차 정책은 편협한 결정”이라며 “유럽에서 나오지 않는 배터리 원자재가 있고 독일처럼 원자재가 부족한 나라에는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탄소중립을 위해 2035년부터 배기가스가 없는 자동차 판매만 허용하고, 내연기관·하이브리드차는 팔 수 없도록 했다. 집세는 이런 정책이 중국 의존도를 지나치게 높여 산업 전체 기반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집세는 “유럽 각국 정부가 기대하는 것처럼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거나 충전 인프라 구축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고 설령 가격이 떨어진다해도 과거처럼 저렴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세는 이어 “전기차를 살 만한 여력이 안 되는 소비자에게 ‘그냥 낡은 차를 평생 타세요’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만약 당신이 내연기관차를 팔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 대신 내연기관차를 만들어 팔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내연기관·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중국 같은 나라가 그 시장을 빼앗아 갈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전기차나 전동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결코 아니지만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 등 다른 기술과 시장을 성급하게 막는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