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들어 현대차·기아의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이 올 초 목표로 했던 판매량(747만대)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1.6% 감소한 30만8788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국내 시장 약 6만대, 해외시장 약 25만대로 작년 4월보다 각각 15.4%, 10.6% 감소했다. 올 들어 누적 판매량(1~4월)도 전년 대비 10.2%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월평균 32만대를 판매했지만, 올해는 월평균 3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차 효과로 1분기 선전했던 기아도 지난달 판매량이 5.8% 감소한 23만8538대에 그쳤다. 올 들어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기아는 최근 2~3년간 상품성 높은 신차를 대거 출시, 2020년 하반기 월 판매 26만대를 돌파하면서 현대차를 바짝 쫓아왔다. 하지만 반도체가 발목을 잡으며 판매량이 후퇴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고가 차량 판매 증가와 원화 약세 영향 덕분에 각각 8년 만의 최대, 사상 최대 영업이익(현대차 1조9289억원, 기아 1조6065억)을 달성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판매 감소가 더 심화되면서, ‘고수익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월평균 60만대를 팔아 720만대를 팔았지만, 현 상태로 가다가는 올해 650만대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초 현대차그룹은 작년보다 12.1% 증가한 747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건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반도체 입도선매(사재기) 경쟁이 심화되며 수급이 더 꼬이고 있다”며 “반도체난이 촉발된 지 1년 6개월 정도 지났지만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실제 공급 확대로 이어질 때까지 최소 2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