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민영자동차그룹 지리그룹이 르노코리아자동차 지분 34.02%의 지분을 확보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리그룹 산하 지리오토모빌홀딩스가 르노코리아차 지분에 34.02% 참여한다”고 10일 밝혔다.
기존 르노그룹이 80.1%, 삼성카드가 19.9% 갖고 있었다. 그런데 르노코리아차가 발행한 신주를 인수해 34.02%를 보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르노그룹은 52.9%, 삼성카드는 13.1% 수준으로 지분이 감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차 관계자는 “르노그룹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지난해 지리자동차와 한국 시장을 위한 하이브리드 신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협약을 맺고, 2024년부터 르노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출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합작모델을 수출하는 것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합작 모델은 지리그룹의 스웨덴 연구개발센터에서 개발한 CMA 플랫폼에 지리차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개발된다. 르노그룹은 차량 디자인을 맡고, 르노코리아차 연구원들은 국내 소비자들 취향에 맞는 인포테인먼트 등을 개발한다.
그런데 지리차가 차량 공동 개발을 넘어, 아예 르노코리아차의 지분까지 갖겠다는 것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최근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사명을 바꾸면서 코리아를 중심에 넣으며 “한국에 뿌리를 둔 회사”임을 강조했지만, 결국 프랑스와 중국 회사가 됐다.
지리자동차는 중국 내수에서 성장한 실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려왔다.
2010년 볼보 지분을 100% 인수한 것이 첫 걸음이었고, 벤츠 지분 인수, 런던 택시 ‘블랙캡’,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 인수 등 M&A를 통해 유럽 자동차 회사를 사들여왔다.
지리차는 이제 자사 자동차를 본격 판매하는 해외 시장으로 한국을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올초 지리차와 볼보의 합작사인 폴스타는 국내 전기차를 출시하며 초도 물량 4000대를 거의 다 팔았다.
지리차는 또 최근 군산에서 자동차 위탁생산업을 추진중인 명신과 내년부터 1.5톤 전기트럭을 생산·판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국내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리차는 아직 해외에 자기 브랜드로 차를 판매하기는 어려운 상황인데, 조금 더 쉬워보이는 한국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