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은 1분기 매출 6480억원 영업이익 705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43.4% 늘어난 것으로 1분기 실적으론 역대 최고 성적이다. 2위 업체 SK렌터카도 1분기 매출 3109억원, 영업이익 229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렌터카 업체들이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신차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그 반사이익을 본 덕분이다. 신차는 기본 6개월~1년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새 차를 더 빨리 받을 수 있는 렌터카로 대거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차량 공유 업체들은 코로나로 차량 공유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렌터카 업계 호황을 이끄는 건 이익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장기 렌터카 사업이다. 하루 단위 단기 렌털과 달리 1~5년간 신차를 빌려 타는 상품이다. 차를 빌리는 형식이지만 ‘나만 타는 차’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신차 출고와 같다. 렌터카 업체들이 이미 차량을 확보한 후 소비자와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출고 기간이 짧다. 인기 차종인 카니발과 그랜저의 경우 신차 구매 때는 각각 14개월과 6개월을 기다려야 하지만 렌터카 출고에는 2~3일이면 된다.
신차 구매보다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지만, 렌터카 업체들은 연 단위 계약을 갱신하며 매번 새 차로 바꿔 탈 수 있고 관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SK렌터카의 경우 인천 송도에 차량 인수센터를 만들어 각종 사은품 증정부터 차량 점검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전자가 차를 탄 만큼만 이용료를 내는 새로운 방식의 렌털 요금제도 만들었다. 롯데렌탈은 고객이 직접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원하는 장소에서 렌터카를 받을 수 있는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면 차량 공유 업체들은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코로나 이전 차량은 소유가 아니라 공유 개념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코로나로 차량 공유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탓이다.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루에도 몇 명씩 이용하는 공유 차량은 관리나 위생 상태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글이 올라온다.
국내 업체인 쏘카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 성장한 2890억원이었지만 적자 폭은 전년 146억원에서 209억원으로 오히려 커졌다.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도 지난 3일(현지 시각) 1억9690만달러(약 2501억원)의 1분기 순손실을 발표했다. 차량 가격과 유가 상승에 이어 코로나 이후 운전자들이 배달 라이더 등 다른 일을 찾아 떠나면서 발생한 구인난도 악재로 작용했다. 우버도 1분기 56억달러(7조1300억원)의 투자 손실을 포함해 59억3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