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6조3000억원을 투자해 연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공장을 짓는다. 현대차그룹은 공장 건설 부지인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지역에서 조지아주 당국과 이 같은 내용의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을 21일 체결했다. 제조 기업의 미국 투자를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20~22일)에 맞춰 발표가 됐고, 내일(22일)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 공장 투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난다.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첫 전기차 공장이자, 앨라바마(현대차)와 조지아주 기아 공장에 이어 세번째 미국내 공장이다. 해당 공장은 내년에 착공, 2025년 상반기에 완공을 목표로 지어진다. 공장은 규모는 1183만㎡고, 최대 연간 30만대 차량을 생산 가능하다.
신설 전기차 공장은 조지아주 기아 공장과 약 400㎞ 떨어진 곳에 들어서고, 앨라바마 현대차 공장과 함께 세 공장이 부품 협력사와 물류 시스템을 공유한다.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또한 신설될 공장에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실증 개발한 스마트 제조 시스템이 설치된다. 인공지능이 제품 수요를 파악해 설비를 제어하는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안전 친화적 설비 등 다양한 제조 신기술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면서, 부품도 미국 내 생산 제품에 대해 우대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에 발을 맞춘 것이다. 배터리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가 유력하지만, 현대차는 아직 배터리 파트너 업체를 밝히지 않았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로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는 323만대(현대차 183만대, 기아 140만대)다. 이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2%다. 올해 1분기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1만5414대 전기차를 팔아 테슬라(11만대)에 이어 전기차 판매량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 전기차 공장 신설과 별개로, 지난달 기존 미 앨라배마 공장에 3억달러(3852억원)를 투자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모델, 싼타페 하이브리드 생산 라인을 갖추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와 같은 대대적인 미국 투자를 발표한 직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2일 오전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공장 설립 발표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조지아주 공장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정의선 회장을 서울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공장 건립 내용과 향후 현대차의 미래 사업 방향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소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