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방한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11시, 자신의 숙소인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단독 면담했다. 이 둘은 15분간 1대1로 만나 면담을 가진 뒤, 하얏트 야외수영장 폭포수를 등지고 백악관이 준비한 단상 앞에 서서 공동 발표를 가졌다. 발표 이후에도 또다시 20분간 면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에선 먼저 정의선 회장이 나와 “어제 미국 전기차 공장에 투자하기로 한 55억달러 외에, 로보틱스·UAM·자율주행·AI에 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총 105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 투자에 감사와 환영의 뜻을 밝히며 “현대차그룹의 투자는 미국에 8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미래에 좋은 길을 만들어나는데 한국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존 7조원에 6조원 추가
현대차 회장이 미국 대통령을 독대한 것은 처음이다.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을 설립했던 정몽구 명예회장은 대통령과 방미 사절단으로 동행해 미 대통령을 만난 적은 있지만, 단독으로 만난 적은 없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21일 조지아주에 55억4000만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고,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조지아주로 날아가 주지사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날 정의선 회장은 여기에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한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외에 삼성과 현대차를 콕 집어 만난 것은 한국과 경제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반도체와 전기차가 그 핵심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