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채용을 보장하는 계약학과가 주요 대학에 잇따라 만들어지고 있다. 신산업에 필요한 인재 부족에 시달리는 주요 기업이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과 함께 학과 개설에 나선 것이다. 계약학과는 산학협력법에 근거해 기업의 요구로 개설된 맞춤형 직업 교육과정이다.
현대차는 26일 고려대와 손잡고 학·석사 통합과정인 ‘스마트모빌리티학부’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학사 3.5년, 석사 1.5년 과정으로 5년 안에 석사까지 마칠 수 있다. 입학생은 5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졸업하면 현대차가 채용한다. 교육 내용은 현대차가 미래 먹거리로 삼는 수소·로보틱스·소프트웨어에 초점이 맞춰져 다양한 공학 과정을 배우게 된다. 현대차는 “전공 분야별로 최우수 인재는 해외 대학 박사과정 진학 때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부터 고려대·연세대·한양대·KAIST 같은 주요 대학과 자율주행·소프트웨어·전자제어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석사과정을 운영해 지금까지 200여 명의 연구원을 배출했다.
KT도 이날 포스텍과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을 위한 채용연계형 석사과정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학사 학위(예정)자를 대상으로 올 하반기 모집을 시작한다. 선발되면 음성인식·합성, 자연어 처리, 그래픽스·컴퓨터 비전 등 인공지능 핵심 분야를 교육받는다. KT는 입학금을 포함한 등록금 전액은 물론 연구 지원비와 원거리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도 제공한다. 졸업 후에는 KT 융합기술원 등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배터리 3사도 배터리 인재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주요 대학들과 배터리학과를 만들어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같은 IT 기업도 주요 대학들과 계약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