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체 GM은 간판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의 북미 지역 판매를 오는 8월부터 중단한다. 미국 시장에서 경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탓이다. 스파크 생산을 맡고 있는 한국GM 창원 공장은 북미 판매 중단 결정과 관계없이 올해 연말까지 생산을 이어가지만, 내년부터 창원 공장이 쉐보레 신형 SUV 생산을 맡을 예정이라 스파크 생산 자체가 불투명한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스파크는 사실상 올해 연말 단종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경차 판매량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20만대가 넘었던 경차 내수 판매량은 2020년 9만7343대로 10만대 선이 붕괴했다. 캐스퍼 신차 효과와 SUV 등 인기 모델 출고 지연으로 인한 반사 이익을 본 올해 1~4월에는 누적 판매량이 4만1755대로 반등했다. 하지만 과거 같은 ‘경차 전성시대’의 부활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예컨대 기아 모닝의 경우, 지난해 내수 판매 3만530대를 기록해 2020년 대비 판매량이 21% 감소했다. 모닝은 2011년 11만7029대를 팔았고, 기아 차량 중 처음으로 ‘단일 차종 내수 100만대 판매’를 기록(2017년)했던 인기 모델이었다.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향상했고, SUV 등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경차의 매력은 계속 감소할 전망이다. ‘경차의 강자’로 꼽히는 일본 스즈키도 2018년 중국 창안자동차와의 합작사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엔 협력 계약까지 종료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인도와 일부 신흥 시장을 제외하면 경차 판매량은 계속 내리막이고, 경차에 강한 일본 업체와 수출 경쟁도 쉽지 않다”며 “GGM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캐스퍼와 같은 경차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신형 전기차 개발과 같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