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5일 3년 반 만에 신차 발표행 사를 열고 신차 중형 SUV ‘토레스’를 출시했다. 토레스는 쌍용차 전성기를 이끌었던 무쏘의 계보를 잇는 모델로, 경영난 탓에 그간 신차가 없었던 쌍용차가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목표로 내놓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다.
쌍용차는 인천 네스트호텔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토레스 사전 계약 물량이 목표 판매량의 2배 수준인 3만대를 돌파했다”며 “지난 1년간 낮 근무만 했던 평택 공장 조립 라인을 오는 11일부터 주·야간 2교대 체제로 확대하고 주말 특근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레스 계약 물량 3만대는 쌍용차의 약 4개월어치 판매량(월 평균 약 8000대) 수준이다. 토레스 가격은 2740만~3020만원으로 확정됐다. 동급 국산 SUV에 비해 가격이 500만~1000만원가량 저렴한 편이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2년 안에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고 ‘SUV 명가’ 지위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전기차 중심 신차 출시와 수출 계획도 밝혔다. 쌍용차는 토레스를 시작으로 내년 중형 전기 SUV, 2024년에는 코란도 계보를 잇는 SUV 신차와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해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BYD와 제휴하고, BYD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토레스의 해외 판로도 개척한다. 쌍용차는 올해 11월 칠레에서 신차 발표회를 여는 등 중남미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쌍용차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 KG그룹의 곽재선<사진> 회장이 참석해 “구조 조정 없이 고용 승계를 할 것이며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국내 자동차 브랜드는 현대차그룹과 쌍용차 둘만 남았다”며 “소명감을 갖고 쌍용차를 멋진 회사로 다시 태어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KG그룹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 대금(3355억원)과 별개로 5000억원 이상 운영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KG그룹의 KG스틸(舊 동부제철)은 과거 자동차 강판을 제조했던 경험이 있고, KG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사업도 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KG그룹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세울 예정”이라며 “토레스의 선전까지 더해지면서 쌍용차 부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