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은 18일(현지 시각)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 워런 이스트 CEO와 수직 이착륙 기체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정 회장과 워런 CEO 뒤로 보이는 것이 현대차그룹이 전시한 수직 이착륙 기체의 콘셉트 모델이다.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롤스로이스와 손잡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항공기를 개발한다.

19일 현대차 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18일(현지 시각)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 참석해 롤스로이스 워런 이스트 최고경영자와 AAM(Advanced Air Mobility·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의 추진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 에어쇼에서 보잉 등 주요 항공 업체의 최고 경영진과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8년 도심 항공기 상용화를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은 세계 3대 에어쇼인 판버러 에어쇼에 처음 참가했다.

영국 기업인 롤스로이스는 항공우주·방산·에너지·선박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특히 항공 엔진 분야에서 GE와 P&W(프랫 앤드 휘트니)와 함께 3대 강자로 꼽힌다. 양 사는 2025년까지 도시와 도시를 오가는 장거리 기체(RAM)와 도시 내를 이동하는 단거리 기체(UAM)에 탑재될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추진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이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미래 항공 산업에 적용 가능할지 모색하고, 2050년까지 항공기 탄소 배출 ‘제로(0)’를 만들려는 항공업계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 밖에도 다양한 업체들과 AAM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관계를 맺었다. 프랑스 항공·로켓 엔진 제조사인 사프란과 기체 추진 시스템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고, 미국 항공기용 배터리 제조 업체인 EPS(Electric Power System)와 단거리 기체에 탑재할 가벼운 배터리 개발을 함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5~6년 전만 해도 자동차와 항공이 협업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며 “모빌리티 사업에서 경계가 무너진 데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항공 사업 잠재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