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반도체 수급난, 중국 도시 봉쇄에 따른 부품난 등 악재에도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21일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 35조9999억원, 영업이익 2조979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7%, 58% 상승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고액이다. 기존 매출 최고 기록은 지난해 4분기 기록한 31조265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2012년 2분기 2조5372억원이 최대 수치였다.
현대차는 2분기 전 세계에서 차량 97만 635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5.3% 감소한 수치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감소, 코로나 확산에 따른 중국 도시 봉쇄로 인한 부품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런 판매 감소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은 제네시스, SUV, 전기차 등 이윤이 높은 차량의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의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1% 늘었고, SUV는 4.7% 상승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2만5668대를 팔아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신차 공급난으로 할인이 줄었고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의 현대차 위상 강화로 딜러들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줄어든 것도 영업이익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내 딜러 인센티브는 전년보다 68% 감소한 673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2분기 내내 지속된 원화 약세도 영업이익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2분기 평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261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5% 올랐다.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해외 이익의 원화 환산액이 커져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올 하반기 전망도 밝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다소 누그러지고 노조와의 임금협상 문제도 합의된 데다, 아이오닉5, GV60 등 경쟁력을 인정받은 기존 차량과 아이오닉6 출시로 전기차 판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