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기차 전용 충전기가 설치된 경기도 하남의 한 대형 쇼핑몰 주차장의 모습./뉴스1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전기차 배터리를 빌려 쓰는 구독 서비스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비싼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은 리스 업체가 갖고 자동차 주인은 배터리를 빌려 사용하는 개념이다. 구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전기차 초기 구매 비용이 2000만원가량 낮아져 전기차 보급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규제개혁위원회를 열어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허용하는 내용의 규제 개선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일 밝혔다.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규제개혁위원회가 규제 개선안을 채택하면 국토부에서 관련 법령 개정 등 후속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동안 자동차등록원부에는 자동차 소유주만 기재할 수 있었다. 차량과 배터리 소유주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배터리 구독 서비스 출시도 불가능했다. 국토부는 올 연말까지 자동차등록원부에 배터리 소유주와 대여 여부 등을 별도 기재할 수 있도록 법령을 바꾼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리스 업체가 완성차 업체로부터 배터리 소유권만 따로 구매한 후 다른 차주에게 배터리를 대여하는 월 구독 상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초기 구매 부담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부는 “기아 니로 EV(4530만원)의 경우 정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으로 1000만원가량을 받아 353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데, 여기서 배터리 가격(2100만원)을 빼면 최종 구매 가격이 1430만원으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이미 리스 업계에선 배터리 크기와 성능, 구독 기간 등에 따라 월 수십만원대 구독 서비스 상품을 기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0년부터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시행 중인 중국 니오의 경우 월 20만원가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