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31일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로 수소를 만드는 등 수소 생산 방식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 수소산업 전시회인 ‘H2 MEET’ 개회식에서 “수소산업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 총리가 밝힌 원전을 활용한 수소 생산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로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것이다. 수소는 원소 형태가 아닌 물이나 중수소 등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는데, 수소를 얻기 위해선 이 화합물을 깨야 한다. 석유 부산물을 분해하는 과정을 통하면 그레이 수소,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면 그린 수소, 원자력을 통하면 핑크수소라 불린다. 한 총리의 발언은 소형모듈원전(SMR)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핑크 수소를 일컫는 것이다.
한 총리는 “수소 생산, 유통, 활용 전 주기에 걸친 수소 경제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하겠다”며 “우리 기술과 자본으로 해외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도입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수소를 안전하게 유통하고 공급하는 인프라도 빈틈없이 구축하겠다”고 했다. 수소는 기체 상태로 보관과 수송이 어려워 고온 또는 극저압 상태의 액화기술 등이 필요한 데 생산뿐 아니라 해외로부터 수소를 안전하게 유통하는 기술 지원과 인프라 확충에도 힘쓰겠다는 것이다. 그는 “투자와 기술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개혁하고 법령이 미비한 분야는 조속 정비하는 한편, 금융·세제 지원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전년보다 56% 늘어난 세계 16개국 241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다음 달 3일까지 진행된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 코오롱 그룹 등이 참석했다.
전시회에 참석한 업체들은 수소 모빌리티, 충전 인프라, 에너지 보관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1200㎡(363평) 면적의 전시장에 수소 기술존, 수소 개발존, 수소 생산존을 만들어 수소 전기 경찰버스, 수소 전기트럭 청소사, 수소 멀티콥터 드론 등을 전시했다.
SK E&S는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JV)인 SK플러그하이버스의 수전해 설비 모형을 전시했고, 효성중공업은 내년 5월 완공 예정인 효성중공업의 액화수소 플랜트 건립 현황을 소개하고 효성티앤씨는 자사 나일론과 탄소섬유가 적용된 수요 연료 탱크를 선보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차용 연료전지 핵심 소재인 고분자전해질막(PEM) 등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