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폴크스바겐 그룹 계열사인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가 29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입성했다. 포르셰는 거래 첫날 독일 물가 급등에 따른 약세장 속에서도 공모가 82.5유로보다 0.34% 상승한 82.82유로로 마감해 시가총액이 750억 유로(105조원)에 육박했다.

포르셰의 시총은 세계 각 증시에 상장된 완성차업체들의 시총 순위에서 5위에 올랐다. 테슬라(약 1196조원), 도요타(275조원), BYD(138조원), 폴크스바겐(110조원)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단숨에 메르세데스 벤츠(84조원)를 제쳤다. BMW(70조원), 스텔란티스(56조원), 페라리(49조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LA 오토쇼에서 참가자들이 포르쉐 718 카이맨 GT4 RS를 살펴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포르셰 주가는 오전중 86유로까지 상승했지만, 독일의 9월 소비자물가가 70년만에 최대폭인 10% 치솟았다는 소식에 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는 1.71% 하락 마감했지만 포르쉐는 선방한 것이다.

이번 상장으로 94억유로(13조원)를 조달하게 된 포르셰의 기업공개(IPO)는 광산업체 글렌코어가 2011년 런던 IPO로 100억달러를 조달한 이후 유럽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WSJ는 “투자자들이 늘 전통 완성차업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투자자들은 때때로 좋은 실적을 가진 전통 차 업체에게 더 나은 평가를 주는 것에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포르셰는 스포츠카 브랜드로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해오면서도, 카이엔·마칸 같은 대중적인 SUV를 출시하면서 럭셔리카 브랜드의 대중화를 성공시킨 사례로 꼽힌다. 2019년엔 최초의 전기차 타이칸을 선보여 호평을 받아 전동화 전략에서도 다른 스포츠카 브랜드 대비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력 판매 모델들의 가격을 1억~2억원에 책정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신형 타이칸 GTS/포르쉐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