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전달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효과 감소와 공급 부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는 데 일각에선 지난 8월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9월 전기차 아이오닉5를 1306대 판매했다고 3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8월(1517대), 7월(1978대)과 비교해 각각 14%, 34% 감소한 수치다. 기아의 전기차 EV6도 9월 1440대가 판매돼 8월(1840대)과 7월(1716대) 보다 각각 22%, 16% 줄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올초 2000~3000대씩 팔리던 두 차량의 신차 효과가 감소한데다 공급 부족,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감소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풀이했다. 실제 아이오닉5와 EV6 등 전기차 뿐 아니라 내연기관차의 판매량도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체 차량 판매는 9월 12만642대를 기록해 8월 13만5526대보다 11% 가량 줄었다.
여기에 지난 8월 16일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여파도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주요 입법 성과로 홍보하고 소비자들도 인식하기 시작하며 현대차그룹의 판매량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이오닉5, EV6 등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차종인 탓에 7500달러에 이르는 세액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한편, 현대차그룹과 달리 분기별 판매만 공시하는 GM은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한 55만558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이 기간 52만60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고, 스텔란티스는 38만5665대로 6% 감소했다. 현대차·기아는 38만445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보다 3.8% 판매량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