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셰가 모회사인 폴크스바겐의 시가총액을 추월하고 유럽 최대 몸값(시가총액) 자동차 회사가 됐습니다. 독일 증시에 상장된 포르셰의 주가는 7일(현지시각) 기준 89달러(12만6000원). 시가총액은 810억달러(115조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죠. 모회사인 폴크스바겐의 주가는 126달러, 시가총액은 750억 달러로 유럽 최대가치 자동차회사의 자리를 자회사에게 내준 셈이 됐습니다.
폴크스바겐은 유럽 최대 판매량을 자랑하고, 도요타와 글로벌 판매량 1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회사입니다. 지난해 860만대 차량을 팔았죠. 포르셰가 작년 전세계 판매한 30만대의 29배 수준입니다. 많이 판 회사는 분명 폴크스바겐인데, 주주들과 시장은 포르셰의 가치를 더 높게 친 셈이죠.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들은 자동차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더 이상 ‘판매량’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렸습니다. FT는 “포르셰는 명품과 자동차 회사 사이 어디쯤 있다”며 “포르셰보다 희소성이 높은 페라리의 주당순이익(PER)이 30배, 명품 브랜드들이 20~40배 인 것을 고려하면 포르셰는 PER 15배 수준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이는 벤츠나 BMW의 PER이 5배인 것보다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요약하면, 벤츠보다 더 고급스럽고 럭셔리한 차량이고, 판매량이 1만대 수준으로 적은 페라리보다 조금더 대중적인 차량 브랜드로 평가받은 것이죠. 결국 많이 파는 것보다, 그 브랜드의 가치와 희소성이 더 중요하게 평가 받은 것입니다.
동시에 영업이익률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포르셰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16%을 기록하고 폴크스바겐 그룹 전체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이익을 올렸습니다. 약 5조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정작 폴크스바겐 브랜드가 영업이익 1조원을 채 올리지 못했던 것과 비교됩니다. 결국 자동차 시장에서 이익을 내는 것은 ‘많이 파는 것’보다 ‘비싼 프리미엄 제품을 파는 것’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됐죠.
적게 팔고도 비싼 몸값을 받는 회사는 더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회사인 미국의 테슬라, 3위인 중국의 BYD 같은 회사들이죠. 미래의 성장성과 기술력, 브랜드 가치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 받는 것인데요. 이제 자동차 시장을 단순히 판매량, 시장점유율로 평가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변화한 자동차 시장을 보기 위해서 자동차 회사들의 시가총액 순위를 리스트업 해봤습니다. 시가총액은 한국시각 8일을 기준으로 종가, 판매량은 2021년 판매량입니다.
1위 테슬라(미국)
시가총액 : 6940억 달러(981조원)
판매량 : 94만대
2위 도요타(일본)
시가총액 : 1860억 달러(265조원)
판매량 : 1050만대
3위 BYD(중국)
시가총액 : 930억 달러(133조원)
판매량 : 74만대
4위 포르셰(독일)
시가총액 : 810억달러(115조원)
판매량 : 30만대
5위 폴크스바겐(독일)
시가총액 : 750억달러(106조원)
판매량 : 860만대
6위 메르세데스 벤츠(독일)
시가총액 : 541억달러(77조원)
판매량 : 275만대
7위 포드(미국)
시가총액 : 491억달러(70조원)
판매량 : 394만대
8위 GM(미국)
시가총액 : 490억달러(69조원)
판매량 : 630만대
9위 BMW(독일)
시가총액 : 460억달러(66조원)
판매량 : 252만대
10위 스텔란티스(유럽)
시가총액 : 380억달러(54조원)
판매량: 658만대
15위 현대자동차(한국)
시가총액 : 300억달러(43조원)
판매량 : 389만대
20위 기아(한국)
시가총액 : 200억달러(29조원)
판매량 : 278만대
※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가총액을 합쳤을 경우, 7위 수준에 해당하지만 회사마다 계열사 상장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