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가 지난 17일 국내에 내놓은 SUV 그레칼레는 수퍼스포츠카로 분류되는 MC20과 같은 네튜노 엔진이 장착돼 530마력의 힘을 뿜어낸다. /FMK 제공

이탈리아 완성차 업체 마세라티가 지난 17일 SUV ‘그레칼레’를 국내에 출시했다. 마세라티가 르반떼에 이어 내놓은 두 번째 SUV다. 최근 포르셰, 람보르기니 등 수퍼카 업체들이 SUV를 잇따라 출시하는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한다. 기무라 다카유키 마세라티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는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 수요가 세단에서 SUV로 전환하고 있다”며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를 타던 이들이 다음 모델로 고민할 수 있는 차가 그레칼레”라고 말했다.

‘지중해의 북동풍’이란 뜻을 가진 그레칼레는 라이벌 포르셰 마칸보다 크고 카이엔보다는 작다.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간 거리, 2901㎜)는 르반떼보다 짧지만 포르셰의 두 모델보다는 길어 상대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낮은 전고는 시각적으로 무게 중심이 낮아 보이게 해 스포티한 쿠페 실루엣을 강조하는 효과도 낸다.

덩치 큰 SUV임에도 성능 면에서는 수퍼 스포츠카로 분류되는 MC20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다. MC20과 같은 네튜노 엔진이 장착돼 530마력의 힘을 내는 ‘트레페오’를 비롯해,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이 장착된 ‘GT’와 ‘모데나’까지 3종류로 출시됐다. 트레페오 모델의 최고속도는 시속 285km이고, 정지 상태에서 100㎞까지는 3.8초가 걸린다.

그레칼레는 그동안 마세라티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내부 편의 사양도 크게 개선됐다. 브랜드 최초로 디지털 시계뿐만 아니라 취향에 따라 스킨과 모습을 변경하는 디지털 화면, 헤드업 디스플레이 같은 최신 편의 사양이 적용됐다. 12.3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8.8인치 컴포트 디스플레이는 터치를 통해 조작이 가능하다. 중앙 패널에서 버튼이 사라지면서 암레스트 공간은 더욱 넓어졌다. 쿠엔틴 아몰레 마세라티 수석 디자이너는 “그레칼레는 MC20 디자인 기조를 SUV로 재해석한 것”이라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디지털 요소들도 대거 적용했다”고 말했다.

마세라티는 내년 초부터 그레칼레의 국내 출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은 9900만원에서 시작한다. 기무라 총괄 대표는 “르반떼의 평균 구매 연령이 일본은 54세지만, 한국은 45세”라며 “마세라티가 그레칼레를 통해 Z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마세라티는 그레칼레 출시를 기념해 색다른 인테리어와 기술이 가미된 한정판 모델인 ‘그레칼레 프리마세리에 에디션’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