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판매 시장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중고차 경매 낙찰률이 1년 사이 20%포인트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고차 업체들이 판매를 위해 경매에서 사들이는 중고 차량이 줄었다는 뜻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수요 감소가 내년엔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자동차경매장협회가 오토벨스마트옥션(현대글로비스), 롯데오토옥션, 오토허브옥션, 케이카옥션 등 국내 주요 중고차 경매 업체의 낙찰 지표를 분석한 결과, 중고차 시장 낙찰률은 지난해 11월 71.6%에서 올 11월에는 51.7%로 급락했다. 낙찰률은 경매에 나온 차량 대비 낙찰(매입)된 차량의 비율을 의미한다. 올 초 67~68%, 10월에도 63%를 유지했지만 11월에 급락했다.
낙찰률 하락은 차를 팔려는 이들이 많아지며 경매 시장에 공급은 늘었지만 사겠다는 수요는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경매에 나온 차량은 2만1987대였지만, 지난달엔 3만1258대로 1만대가량 늘었다. 협회 관계자는 “재고 부담과 자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에 시달리는 중고차 업체들이 차량 처분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반면 금리 인상 등 후폭풍으로 소비자들은 차를 사려는 계획을 접고 지갑을 닫고 있다. 올해 중순까지 4~8%가량이었던 중고차 할부 금리는 최근 10%를 넘겼다. 지난 3분기까지는 출고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중고차의 경우 신차급 대우를 받으며 P(프리미엄)가 붙어 거래되기도 했지만, 최근엔 이런 거래는 끊겼다. 한 중고차 업체 대표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매출은 30% 넘게 줄었다”며 “고가인 3000만원 이상 중고차 판매 감소가 특히 심하다”고 했다.
이는 신차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고차를 팔고 신차를 사는 사이클이 깨지면서 일부 차량의 재고가 늘고 있다. 경형 SUV인 현대차 캐스퍼의 경우 계약 취소가 쏟아지면서 재고가 1000대 넘게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