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해 4분기 생산 43만9701대, 인도량(판매량) 40만5278대를 기록했다고 2일(현지 시각) 밝혔다. 분기별 역대 최대 수치이긴 하지만, 인도량은 월가의 예상치(43만대)를 크게 밑돌았다.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은 전기차에 대한 고객 수요 변화를 분석하는 주요 지표 역할을 한다.
테슬라는 2022년 한 해 동안 인도량 131만대를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40%가량 늘어난 수치다. 생산량도 2021년 대비 47% 증가한 137만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테슬라가 당초 제시했던 인도량 50% 상승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테슬라는 본래 14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고객에게 인도할 계획이었다. 실제 테슬라는 목표 인도량을 채우기 위해 지난해 말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7500달러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애썼지만 인도량 채우기에 실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 성장이 둔화하며 목표치에 미달했다”며 “전기차에 대한 수요 감소, 코로나 확산과 관련한 중국 공장 생산 차질 등이 이유가 됐다”고 했다.
문제는 올해다. 고금리로 인한 차량 수요 감소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테슬라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에선 이달부터 감산에 나선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가 직면한 수요 문제를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폴크스바겐, GM, 포드 등 기존 내연기관차 강자들의 전기차 출시가 증가하고 리비안, 루시드 등 신흥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도전도 방어해야 한다. 이 경우 테슬라 차량에 대한 가격 하락 압박이 거세지며, 이익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미국 증시는 휴장했지만, 예상치를 밑돈 인도량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65%가량 폭락했다. 이는 2010년 기업 공개 이후 최악의 주가 하락폭이었다. 테슬라는 오는 3월 인베스터 데이 등을 통해 테슬라의 장기 계획 등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