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에 필요한 자동차 전용선(카캐리어) 운임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급등해 르노코리아차, 쌍용차, 한국GM 등 중견 완성차 3사가 물류난을 겪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선박 1척당 6500대까지 선적할 수 있는 카캐리어 선박 용선료는 2021년 12월 기준 하루 3만5000달러(약 4314만원)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11만달러(약 1억3559만원)로 1년 새 214% 수직 상승했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5046에서 1107.09로 급락한 것과는 정반대 움직임이다. 코로나 이후 완성차 수출 물량이 늘어 물동량이 증가한 데 비해 대형 선사의 구조조정, 노후 선박 퇴선 등으로 자동차 전용선이 귀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르노코리아차 관계자는 “부산공장의 주력 수출 품목인 XM3가 유럽 공장으로 넘어갈 위기”라며 “차를 만들어도 실어나를 배가 없다”고 했다. 월평균 수출 대수가 1만건 이하인 중견 완성차 업체의 경우 6500대 규모의 전용선 1척을 통째로 계약하기가 힘들다. 월평균 7만~8만대 수준으로 수출량이 많고 현대차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운송하는 현대·기아차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량 계약건에다 목적지가 유럽, 북미 등으로 분산돼 있는 중견 완성차 업계의 경우 선사에서 받아 주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쌍용차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지난해 자동차 전용선 계약 물량이 월평균 3000~4000대 수준이었던 쌍용차는 올해 월 500~1000대밖에 계약하지 못했다. 계약 물량은 줄었는데 운임은 지난해에 비해 200~300% 올랐다. 쌍용차 관계자는 “비싸도 배를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내수보다 수출 판매량이 많은 한국GM도 운임비 폭등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한국GM은 작년 기준 내수 판매 3만7237대, 수출 22만7638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된 자동차 전용선 상당수가 올해 퇴역하는데 이를 대체할 선박이 없다”며 “전용선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