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내부 정보를 활용해 테슬라 주가 하락 전에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WSJ는 20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12월, 4분기 저조한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내부 정보를 활용해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사흘 간 처분한 주식은 약 36억 달러(약 4조4460억원)에 달한다.
당시는 전기차 수요 부진 같은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보도가 나오고 있던 시점이었다. WSJ는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의 매도 이후 폭락했고 테슬라가 시장 예상보다 더 적은 차량을 인도했다고 발표한 이후 이 회사 주가는 더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실제 테슬라가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12% 이상 폭락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머스크의 평균 매도 단가는 163달러였고, 인도 실적 발표 이후 폭락한 테슬라 주가(1월 3일 종가 기준)는 108.10달러였다.
테슬라가 2022년 4분기에 고객에게 인도한 차량은 모두 40만5278로, 월가 예상치(43만1117대)를 하회했다. 테슬라의 2022년 전체 인도 대수는 131만대로, 연간 50%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회사 목표치에도 미달했다.
듀크대학의 증권법 교수인 제임스 콕스는 “이번 사안은 미국의 증권 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큰 관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는 최근 법정에서 자신의 트윗의 테슬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사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짙은 색 양복과 넥타이를 매고 샌프라니스코 연방법원에 출석했다. 2018년 “테슬라를 상장폐지해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이에 필요한 자금이 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려 증권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해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주 측 변호사인 니콜라스 포릿이 트위터의 게시물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데 동의하는지 묻자 “나의 트윗이 테슬라 주가와 연동돼있다고 보고 어렵다”면서 “내가 어떤 것에 대해 트윗을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 트윗을 믿거나 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8년 8월 7 일, 머스크가 “자금이 확보됐다”는 트윗을 올린 뒤 며칠 동안 테슬라 주가는 극도의 변동성을 보였고, 테슬라를 후원하던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기업 비공개를 위한 자금 지원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 분명해지자 급격하게 떨어졌다.
머스크는 2020년 5월 트위터에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고 게시한 사례를 인용하면서, 당시 자신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회사의 주가가 논리와 달리 올라갔다고 말했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의 트윗 당일 10% 하락했지만 다음 영업일에는 회복세를 보였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윗이 금융 서류나 보도 자료와 같은 테슬라의 다른 진술과 동일한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은 인정했다.